잊혀진 직업 사전 – 사라진 일자리의 문화사
사라진 일자리, 가위 수리꾼의 거리기술
1. 서론 │ 거리 위 기술자, 한 시대를 지탱하던 손의 기억 과거의 도시에는 다양한 소리들이 존재했다. 복작이는 시장의 북소리, 뻥튀기 장수의 뻥 소리, 그리고 들려오는 철컥철컥 숫돌의 마찰음. 그 소리는 길거리에서 가위나 칼을 갈던 수리꾼들의 손끝에서 비롯되었다. 그들은 점포도 없고 간판도 없었지만, 누구보다 정교한 손기술로 생계를 유지하며, 당대 서민들의 생활 도구를 되살려냈다.“가위 간다, 칼 간다—”이 한 마디 외침이 울려 퍼질 때, 주부는 부엌에서 닳은 가위를 꺼내들었고, 양장점 주인은 고급 재단가위를 맡기기 위해 뛰어나갔다.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없다. 가위 수리꾼이라는 직업은 우리 곁에서 완전히 사라졌고, 그들을 기억하는 사람조차 점점 줄어들고 있다. 이 글은 사라진..